선천부사 김익순의 손자 병연(박경주)은 장원급제하지만, 할아버지가 홍경래(김승호) 난 때 항복한 것 때문에 벼슬을 얻지 못한다. 이에 좌절한 그는 가족들을 떠나 삿갓 쓰고 죽장 짚고 방랑생활을 한다. 그는 퇴폐하여 가는 세상을 개탄하고 조소하는, 기발한 싯귀를 가는 곳마다 남기는데, 그의 글은 풍자와 해학으로 가득차있다. 그러던 중 노담(김동원)을 만나, 그 고을의 풍류를 읊는 선비들이 모이는 가매(황정순)의 집 가가당에 정착하여 서당을 낸다. 그는 가매의 딸 가련(박옥란)과 사랑하는 사이가 되나 가련이 홍경래의 딸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자 번민에 쌓인다. 삿갓에게 관심이 있는 향아(이영옥)는 억만과 혼인한 사이지만 성불구자인 그에게 만족하지 못한다. 김삿갓은 향아와 연인이 되지만, 억만의 향아에 대한 사랑을 알게 되어 그곳을 떠난다. 가련은 김삿갓을 향한 사랑에 여승이 되고 김삿갓은 길 위에서 생을 마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