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혜는 남편이 비인간적인데 대해 회의와 불면증에 걸려 새벽에 창경원을 산책하다가 현국이란 건축설계사를 알게된다. 현국 역시 육년간 정신병으로 요양중인 아내와 떨어져 쓸쓸히 지내고 있었다. 서로는 진실한 사랑이 어떤 것인가 하는 문제에 해답을 추구해간다. 하지만 목사의 딸인 승혜는 청교도적 윤리관에 몸부림치고 현국은 병든 아내에 대한 영상으로 하여금 깊은 죄의식에 빠져 둘은 사랑의 순탄할 길을 걷지 못한다. 서로가 서로에게 애정을 확인하지 않으면 안되는 불안감 속에 두남녀의 사랑은 고독해져 가고 끝내 두사람 사이는 의식적으로 격리되어 간다. 마침내 두사람은 순수한 사랑이 현실적으로 이뤄질 수 없다는 것을 깨닫고 지난 과거에 대한 용서를 서로가 빌며 헤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