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순녀는 어부 일렬의 아내로 이섬의 카리스마적 존재인 지초시의 행랑방에서 산다. 이섬의 많은 사람들은 순녀의 부정한 소문을 믿고있다. 어느날 마을 사람들은 순녀를 잡아놓고 소문을 근거로 관련된 사내들의 실감이 넘치는 중언을 듣는다. 동네 아낙들은 극도로 흥분하나 순녀는 한마디의 변명도 없이 그날밤 지난해 바다에 빠져죽은 덕중의 제사에 제주로 지명된다. 선상의 초혼굿에서 순녀는 눈물로 절규하며 자기의 순결을 주장한다. 그러나 지초시의 은밀한 지령으로 순녀를 바다에 빠뜨리려 한다. 일렬은 지초시와 자기 아내의 사이를 비로소 의심하게 되어 지초시를 목 졸라 죽여 바다에 던진다. 순녀도 끝내 마지막 진실을 입다문채 그녀를 한낮 허수아비로 만든 모든 의식의 너울을 벗듯 훌훌 옷을 벗어던지고 꽃잎처럼 알몸이 되어 파도속에 뛰어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