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문명이 들어오면서 자유연애가 성행하고, 자연히 미혼모가 생겨 유산이나 낙태가 횡행하게 된다. 그러나 인간적인 시각에서 그것은 엄연한 살인이고, 실제로 낙태나 유산으로 죽어간 억울한 인간혼은 ‘애기혼’이라고 불려, 지옥에서도 천국에서도 그 영혼을 살아갈 수가 없다. 그래서 천지간의 암흑을 배회하다가 죄를 지어, 영겁의 원혼으로 전전하고 있다. 영환도사 임정영은 그런 애기혼을 불쌍히 여겨, 애기혼들을 보호하며 재생의 기회를 기다리게 한다. 그러나 장난기가 많은 애기혼들은 틈만 생기면 뛰쳐나와 장난도 하고, 그러다가 죄를 지어 원혼이 되기도 하고, 묘한 기회를 만나면 인간으로 환생하기도 한다. 임정영에게는, 비록 결혼은 하지 못했으나, 서로 사랑을 확인까지 했던 기련(관수미 분)이 있고, 사랑한다고는 생각하지 않지만 그런 대로 사귀고 있는, 한때 같은 스승밑에서 도술을 배웠던 시고(오군여 분)의 두 여인이 있다. 그러던 어느날 임정영은 오랜동안 소식을 모르던 기련으로부터, 도움을 청하는 소식을 받는다. 기련의 동생 엄영의 설명에 의하면, 기련의 남편인 육군원수 가 기이한 병에 결려, 백약 무효라는 것이었다. 원수를 만난 임정영은 원수뿐 아니라, 임신 중인 기련 자신도 병이 났음을 알게 되고 조사해본 결과 그병은, 기련의 시중을 들던 보모가 귀신이며, 그 귀신의 장난으로 모든 일이 벌어지고 있었음이 밝혀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