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대를 졸업했지만 수배자인 김영수는 막연한 이미지와 관념의 덩어리로부터 전태일이란 인간의 영혼을 느끼려고 필사적으로 노력한다. 전태일의 어머니로부터 넘겨받은 일기를 읽고,그를 알던 사람들의 증언을 취재하며 그 노동자의 불꽃같았던 짧은 삶과 죽음울 되살려 내려고 애쓴다. 그의 삶을파고들 수록 김영수는 전태일에게 집착하게 되고 자신이 처한 현실을 전태일에게 오버랩시키게 되며 그 작업은 암울한 시대상황에서 김영수가 할 수 있는 유일한 희망의 비상구가 된다. 그러나 전태일의 삶이 역사와 가까와질수록 결단을 요구받았던 것처럼 김영수의 개인적인 삶도 자기희생의 통과제의를 거쳐야만 한다. 김영수에게는 '사랑의 실천'과 '실천의 사랑'을 저울질하는 정순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