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펜스는 LA로 들어가려 한다. 하지만 뜨겁게 작렬하는 태양 아래, 프리웨이를 가득 메운 자동차들이 쉴새없이 눌러대는 경적음 소리가 오늘따라 더 짜증스럽게 들리는 데다 차안, 에어컨은 고장나고 공사중인 도로 위에 빨간 지시등만 신경질적으로 깜빡인다. 어디선가 침입해온 파리 한 마리가 땀으로 젖어 있는 목주위를 왱왱거리며 맴돌자 짜증이 극에 달한다. 마침내 차 문을 박차고 뛰어내릴 디펜스. 오랫 동안 근무하던 방위산업체에서 해고당한 그는 아내와 아이를 때려 이혼당한 후 법원으로부터 접근금지 처분을 받은 상태다. 그는 어린 딸의 생일을 축하하고 싶을 뿐인데 아내는 그의 방문을 달가워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