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롭기 그지없는 소읍, 여긴 모든 것이 하나다. 미장원도 하나, 약국도 하나, 수퍼도 하나, 중국집도 하나, 왜냐하면 하나면 충분하기 때문이다. 동네 유일한 중국집 '중화루' 앞에 난데없이 아방궁이 들어서면서 마을은 수런거리기 시작한다. 간판만 아니면 영락없는 창고나 다름없는 곳에 중국집을 연 배짱도 배짱이려니와 인상 더러운 주인, 배달 안되지, 짜장과 고기만두가 메뉴의 전부인 아방궁은 도대체 장사에 아무 뜻이 없어 보인다. 그러나 기막힌 아방궁 짜장맛은 삽시간에 소문이 나고 토박이 중국집 중화루는 하루아침에 파리만 날리는 신세가 된다. 열받은 중화루 왕사장은 소문난 아방궁 짜장을 시식하러 가고 급기야는 사람 손가락을 발견하고 기절한다. 왕서방은 아방궁에서 짜장에 인육을 쓴다고 확신하지만 아무도 왕사장의 말을 믿어주지 않고 오히려 아방궁은 점점 번창해 간다. 비밀스런 아방궁 홍사장의 밤외출은 못내 수상하기만 하고 때마침 마을 주변 여기저기서 토막시체들이 발견되고 경찰은 연쇄 살인범을 추적하기 시작하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