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터는 왕년에는 능력도 있고 목적의식도 있었으며 선한 일을 하고자 양심에 어긋남이 없이 행동해 왔다. 그러나 이제 사회는 그에게 더 이상 그럴 필요가 없다고 이야기한다. 50대 중반에 자식이 없는 결혼생활 속에서 그의 유일한 피난처는 옛날부터 꿈꾸어 왔던 보다 더 나은 세상이다. 그는 잠을 이룰 수가 없어 젊고 강건한 두 남녀와 함께 새벽 거리를 활보한다. 그러면서 그는 무력을 사용해서라도 질서를 유지시키려 노력한다. 그러나 낮이 찾아오면 그는 아무도 자신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깨닫고 감정이 폭발한다. 한편 그의 아내 실비아는 자신의 삶을 위해 남편을 떠나야 할지 딜레마에 빠져 있다. 발터 자신이 이룩한 바로 그 세계는 허물어져 가고 모든 것이 그 앞에서 무너져 버린다. <밤의 행로>는 사랑의 불협화음과 점진적으로 붕괴하는 한 인간의 영혼에 대한 힘찬 서정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