뮌헨의 호화로운 아파트에서 생활하는 중년의 한나 플란더스는 오래 전 논쟁적인 좌익 작가로 얻은 명성에 기대어 살아가고 있다. 약물 남용과 진한 화장, 화려한 가발도 그녀의 외로운 삶의 그림자를 가릴 수 없다. 베를린 장벽이 무너지자, 한나는 더욱 흔들리게 되고 새로운 삶을 찾아 서둘러 베를린으로 떠난다. 그러나 그 곳에 살고 있는 아들, 그리고 전 애인 모두 한나가 보내는 화해의 시도를 거부하고, 술집에서는 술취한 남자가 치근덕거리기까지 한다. 심야영업을 하는 소시지 판매대에서 한나는 술집에서의 사건을 목격한 카르멘을 만나다. 젊은 친절한 카르멘은 한나에게 묵을 곳을 내주게 되고, 그 곳에서 그녀는 처음으로 현재 동독인들의 실제 삶을 보게 된다. 그녀는 이들이 구정권이 무너진 데 대해 행복해하고 있다는 것을 깨닫지만, 통일된 베를린의 축제분위기를 견디기 힘든 한나는 미친 듯이 다시 뭔헨으로 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