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9년 베이징의 천안문에서 일어난 사건은 전세계에 충격을 주었다. 이 역사적 사건은 그날 그 장소에서 행진을 했던 젊은 청년들의 삶을 바꾸어 놓기에 충분한 것이었다. 그 다음에 그들에겐 무슨 일이 일어났던가? <동사변형>은 대학생으로 천안문을 경험했던 감독이 풀어놓는 그들의 후일담이다. 89년 겨울 대학을 갓 졸업한 구오 성과 여자친구에게 그 해 겨울은 어느 때보다 춥다. 역사적 사건의 현장에서 그들이 경험했던 열기와 희망은 좌절과 허무로 바뀌었다. 구오 성과 친구들은 일반적인 삶을 모색하지만 어디에도 안주하지 못한다. 90년 아시안 게임의 북경 개최로 정부와 관료들은 분주하지만, 그들은 실종되어 사라진 친구의 흔적을 한 구절의 시와 독한 술에 담아 마신다. 그들의 청춘을 자랑스럽게 만들었던 여름의 행진과 외침은 더 이상 없다. 대신 영화는 담담한 어조로 그들의 일상에서 텅 비어버린 공간을 비춘다. 희망이 사라진 뒤의 허무, 어쩔 수 없음, 그리고 조용한 분노. 중국은 10년만에 천안문 세대에 의한 자신의 기록을 얻었고, 세계는 불안과 좌절을 그린 젊은 날의 초상을 얻었다. (2001년 제6회 부산국제영화제 권용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