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것도 가진 것이 없지만 마오는 즐겁기만 하다. 바로 영화가 있기 때문이다. 힘들게 생수배달을 해가며 벌어들인 3,4일치 급료를 지불하더라도 보고 싶은 영화를 보는 것은 하나도 아깝지 않은 것이다. 퇴근 후 혼자 극장을 찾아, 보고 싶은 영화를 보는 자유! 그에겐 그게 전부였다.
어느날, 자전거를 타고 영화를 보러 가던 마오는 골목에 쌓아 둔 벽돌더미에 부딪혀 자전거와 함께 넘어진다. 아픈 몸을 가누며 일어나려는 순간, 난생 처음 보는 여자가 나타나 일언반구도 없이 벽돌로 머리를 사정없이 내리친다. 마오는 정신을 잃는다.
깨어보니 병원. 정신을 차리고 경찰서로 가지만 여자는 경찰에게도 마오에게도 굳게 입을 다물고 눈물만 흘릴 뿐이다. 여자는 사과는커녕 자신은 철창 신세를 져야 하니 자기 집으로 가서 어항의 금붕어 먹이를 주라고 부탁한다. 어의가 없는 마오. 하지만 거절하지 못 하고…
그녀의 집에 들어서는 순간 마오는 입이 떡 벌어진다. 마치 영화 박물관 처럼… 마치 개인 전용 극장 처럼… 마치 도서관 처럼… 그녀의 집은 온통 영화와 관련된 것들로 가득 차 있는 것이다. 마오는 직감적으로 자신처럼 그녀가 영화광인 것을 알게 된다. 그리고는 그녀의 비밀스런 노트를 보게 되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