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물 다섯 살의 취업재수생 승민(정의철)은 답답한 마음에 점집을 찾는다. 전혀 믿음 안 가게 생긴 철학가는 대뜸 운명의 여인이 나타날 것이라고 예언한다. 그것도 아주 퍼펙트한 인연이란 소리에 마음이 살짝 설레는데, 나이 차이가 난다는 말씀은 또 무슨 얘기? 점집을 나서는 승민, 그에게 찾아올 운명의 여인이 궁금하기만 하다.
꿈 속에 자꾸 나타나는 전화번호는 운명의 상대가 나를 찾는 신호다
점집에 다녀온 뒤 승민의 꿈 속에는 같은 번호가 자꾸 나타난다. 꿈속의 무도회장에서 만난 묘령의 여인이 '전화해요'라며 팔뚝에 적어준 번호. 도무지 기억이 나질 않는다. 도서관에서 잠과 씨름하다 다시 만난 꿈속의 여인, 승민에게 다시 전화번호를 가르쳐준다. 필시 누군가의 집 전화번호 707-0404. 그 여인이 나의 운명의 여인? 하지만 대체 이름이라도 알아야 전화를 걸지!
그 남자 앞에 나타난 그녀들?!! 너무 어린 그녀와 너무 나이든 그녀!
도서관에서 졸던 승민의 손에 쥐어진 에밀리 브론테의 '폭풍의 언덕'. 무심결에 읽어 넘기던 책의 마지막 페이지에서 '이정아'라는 이름을 발견한 승민은 꿈속에서 보았던 번호로 전화를 걸어 이정아를 찾는다. 부푼 가슴의 승민 앞에 나타난 운명의 그녀는 교복을 입은 중딩 1학년 여학생! 적어도 10년은 일찍 나타난 듯한 운명의 그녀를 아버지와 같은 마음으로 키워가며 사랑하리라 결심한 승민은 정아에게 과외를 해주기로 하고 정아의 엄마를 만나는데, 승민을 바라보며 방긋 웃는 정아의 어머니! 나이는 좀 들었지만, 입가의 점까지 분명 꿈 속의 그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