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 직후 부산. 불황이 심해질수록 더 많은 사람들이 0.03g의 백색가루가 주는 기쁨과 위안을 찾아 헤매고, 마약 사업은 건국 이래 최대 호황기를 맞는다. 마약 중간 판매상 상도(류승범)와 강력계 마약반 형사 도경장(황정민)에게 염산 덩어리로 얼룩진 부산은 잔인한 약육강식의 법칙이 존재하는 거대한 백색 정글이다. 3만명의 고객이 우글거리는 황금 구역을 관리하는 상도는 최고급 오피스텔에서 살며 폼나게 즐기는 잘나가는 인생이다. 그러나 크게 한 탕 치고 전국구로 진출하겠다는 상도의 야망에 브레이크가 걸린다. 상도를 망원으로 이용하기 위해 집요하게 목을 조여 오는 도경장 때문이다. 자신의 목표를 위해서 그 어떤 야비한 짓도 감수할 악질 중의 악질 도경장. 결국 상도는 살아남기 위해 그의 함정수사에 협조하게 된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마약쟁이들에게 금품을 갈취하며 악명을 쌓아온 도경장. 4년 전 눈 앞에서 마약계 거물 장철(이도경)에게 파트너를 잃은 이후 자포자기 상태로 살아온 망가진 인생이다. 그러나 그가 던진 미끼를 상도가 물면서 그에게도 기회가 찾아온다. 의리는커녕 장사를 위해서는 가족까지 팔아먹고도 남을 독종 중의 독종 상도. 결국 도경장은 상도의 윗선을 넘겨받는 대신 영업구역을 보장하고 장사를 눈감아주기로 한다. 그러나 상도가 팔아넘긴 판매총책이 검거 중 목숨을 잃으면서 함정수사는 실패로 돌아가고, 다급해진 도경장은 상도를 경찰에 제물로 넘기지만 정직 처분을 면치 못한다. 감옥에서 그리고 방구석에서 절치부심의 시간을 보내는 두 사람. 그 사이 장철은 정재계의 비호를 받으며 부산으로 돌아와 업계를 다시 장악하는데 성공하고, 복직한 도경장은 장철과의 악연을 끊기 위해 출소한 상도를 다시 이용하기로 결심한다. 공백 기간 동안 빈털터리가 된 상도 역시 빼앗긴 영업구역을 되찾기 위해 도경장이 필요하기에 기꺼이 협력하기로 한다. 상도를 이용해 장철을 잡아 지옥과도 같은 삶에서 빠져 나오려는 도경장과 도경장을 이용해 부산을 접수하고 단숨에 전국구로 부상하려는 상도. 각자의 먹이를 향해 이빨을 드러내고 달려드는 두 남자... 더 이상 물러날 곳 없는 그들의 사생결단이 시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