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시절 수영교실에서 물안경을 잃어버려 곤욕을 치른 후 지영에게 물은 공포의 대상이다. 성인이 된 지금도 물 속에서 눈을 뜨지 못하는 지영은 기말 수영시험과 진로를 두고 불안하기만 하다. 과외를 가르치던 조숙한 여고생 수경에게 물안경이 있음을 알고 빌리려 하지만 빌려주기로 약속한 날 수경은 집에 없다. 별러오던 가출을 감행한 수경은 그날 밤 비가 오는 옥상에서 비상을 꿈꾸고, 지영은 자신의 꿈속에서 아직도 눈을 뜨지 못한 채 물 속을 헤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