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운 어느 여름날 배부른 만삭의 어린 딸과 엄마는 갑자기 쏟아지는 소나기에 비를 피한다. 그런 비를 하염없이 쳐다보는 엄마와 딸. 잠시 후 비가 그치고 다시 길을 나선다. 광고판에 부착된 전세광고를 발견한 엄마는 유심히 쳐다본다. 꼼꼼히 전화번호를 수첩에 적는 엄마와 뒤에서 가만히 바라보고 있는 딸의 모습…친구에게 물어 찾아간 집 문앞에서 서성이는 모녀를 주인 할머니는 반갑게 맞아주시고, 그들이 바라보는 이 집의 풍경은 따뜻하기만 하다. 엄마가 방을 보는 사이에 딸은 엄마가 옆에 놓아둔 작은 손가방에 문득 호기심을 가지고 뒤적인다. 그러다 가방 구석에서 아기 양말을 발견하고 한동안 그것을 쳐다보고 있다. 방을 보고 길을 나서는 모녀. 오후의 어둠이 깔리고, 구멍가게 앞 평상에 나란히 앉아 모녀는 아이스크림을 먹는다. 그리고 어디서부터인가 신선한 바람이 불어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