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행기 옆좌석에 앉은 여성에게 느끼는 미묘한 사랑을 담은 12시간20분, 가정부 일을 하기 위해 싱가포르로 온 젊은 주부의 애환을 그린 휴일 없는 삶, 대학동창의 부인과 사랑에 빠진 수학교사를 그린 어바웃 러브를 각각 선보인다. '12시간 20분(Twelve Twenty)'. 감독: 펜엑 라타나루앙. 공항에 서 있는 한 남자, 그는 반대편 체크인 카운터에 있는 여인을 바라보며 자연스럽게 사랑에 빠진다. 그가 탑승권을 받는 사이 그녀는 사라지고, 그는 공항 이민국을 지나 그의 부인이 가장 좋아하는 향수를 산다. 그리고 탑승을 기다리며 공항 일등석 라운지에서 잠시 눈을 붙이는데. 눈을 떴을 때 그는 이미 비행기에 탑승해있고 옆자리에는 체크인 카운터에서 본 여인이 앉아있다. 서로 한마디도 건네지 않을 뿐, 둘은 하늘을 가로지르는 12시간 20분 동안 마치 결혼한 부부처럼 함께 음식을 먹고, 영화를 보고, 책을 읽고 서로의 곁에서 잠이 든다. '휴일 없는 삶(No Day Off)'. 감독: 에릭 쿠. 이 영화는 싱가포르에서 가정부 일을 하기 위해 자신의 고향인 인도네시아 술라웨시 섬에 남편과 한 살배기 아들을 남겨두고 떠나온 젊은 여인 시티의 4년간의 삶을 다룬 이야기다. 영화는 그녀가 싱가포르에서 각각 다른 세 가족들을 위해 일하면서 겪는 고난과 역경을 그녀의 시선에서 포착한다. 또한 가족을 남겨두고 낯선 환경에서 살아가야 하는 여인의 심리변화를 관객에게 보여주면서 왜 젊고 진보적 국가를 표방하는 싱가포르가 가정부들을 학대하는 국가라는 악명을 얻었는지에 대해 탐구한다. '어바웃 러브(About Love)'. 감독: 다레잔 오미르바예프. 고독한 일상을 살아가던 수학교사 카이라트는 어느 날 우연히 만난 대학 동창 아스카의 초대를 받는다. 아스카의 부인 토그쟌과 사랑에 빠진 카이라트. 그들은 서로를 갈망하지만, 현실의 조건 때문에 쉽사리 감정을 발전시키지 못한다. 안톤 체호프의 『어바웃 러브』와 『구스베리』를 원작으로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