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살, 순수하고 아름다운 ‘이리스’는 어느 날 일하던 음료공장에서 실수로 약지 끝을 잘리는 사고를 당한 후 일을 그만둔다. 새로운 일자리를 찾기 위해 낯선 항구 도시에 도착한 그녀는 알 수 없는 이끌림으로 들어선 숲 속에서 표본실 조수를 찾는 구인공지를 보고 운명처럼 그 곳에서 일을 시작한다.
묘한 분위기의 표본실 원장은 “매일 신어주길 바래.. 내가 보지 않을 때에도, 항상.. 알았지?”라며, 마치 그녀가 신고 태어난 것처럼 발에 딱! 맞는 구두 한 켤레를 선물한다. 구두를 신은 뒤부터 그녀는 예정되어 있었던 것처럼 급속도로 원장에게 빠져들고, 구두를 벗지 않으면 구두에 구속될 거란 구두닦이의 암시에도 불구하고 구두를 벗지 못한다.
잊고 싶은 모든 것들을 표본으로 만들면 그 기억으로부터 자유로워진다고 믿는 사람들이 하나 둘 표본실을 찾아 오는 가운데, 어느 날 얼굴의 화상을 표본 하기 위해 찾아온 소녀는 지하 표본실로 간 뒤 사라져버린다. 낡은 표본을 정리하던 ‘이리스’는 자신의 구두와 같은 구두를 신은 한 소녀의 사진을 발견하고, 마침내 몸의 일부와 같은 구두를 벗어둔 채 그녀의 약지 손가락을 표본 하기 위해 지하실 문을 열고 들어서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