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례식을 화해와 폭로의 장으로 활용하는 것은 영화의 흔한 장치다. 유대식 7일장과 아일랜드식 경야 등의 장례문화는 각 민족성과 전통을 탐구하는 쉽고 계몽적인 방식이기 때문이다. 애너 치 감독은 견고한 중산계급에 속한 가족이 자기를 발견해 가는 출발점으로서 중국의 7일장을 활용한다. 거만하고 지배적인 가장이었던 어머니가 죽자, 생전 전통 중국장례식을 원했던 그녀의 바람대로 장례가 준비된다. 평소 경쟁적인데다 서로 사이가 좋지 않은 네 명의 자녀들이 장례를 위해 한 집에 모이지만 그 마음이 탐탁할 리 없다. 그러나 어머니의 장례을 통해 다시 모인 이들은 오랜 기간 떨어져 있을 때 알지 못했던 형제들의 모습을 보게 된다. 이를 통해 서로를 깊이 있게 받아들이게 된 것만큼 어머니에 대한 새로운 이해에 도달한다. 이 과정은 자연스럽게 중국인으로 살아가는 것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제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