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살 딸을 둔 싱글맘이자 웨딩드레스 디자이너 고운. 집안의 반대를 무릅쓰고 결혼했지만 남편이 일찍 세상을 떠나버리고 소라와 둘이 살고 있다. 남편 몫까지 가정을 챙기느라 힘들지만 낙천적이고 밝은 성격 탓에 힘든 내색 한번 하지 않는다. 섬세하고 아름다운 드레스를 만들어내지만, 덜렁대는 구석이 많고 요리는 영 재주가 없어 소라에게 변변한 밥 한번 못해준다. 완벽한 엄마는 아니지만, 친구 같이 편하고 좋은 엄마는 된다고 생각하며 살아왔다. 느닷없는 말기 암 선고. 자신의 삶이 얼마 안 남았다는 두려움보다 소라가 혼자 있게 된다는 생각이 고운을 더욱 힘들게 한다. 아픈 것도 생각나지 않는다. 슬퍼하고 눈물 흘릴 시간조차 아깝다. 남은 시간 동안 소라에게 많은 것을 주고 싶지만, 맘처럼 쉽지 않다. 웨딩드레스 디자이너이지만 정작 본인은 입어보지 못한 웨딩드레스, 소라에게는 그 누구보다 아름다운 웨딩드레스를 만들어주고 싶었다. 고운은 세상에 오직 한 벌뿐인 소라를 위한 고운표 웨딩드레스를 만들기 시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