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언덕의 조그마한 여관. 그곳은 마음씨 좋기로 소문난 여인 홍류가 운영하고 있다. 상인과 여행자들의 유일한 휴식처인 이곳은 항상 사람들로 북적거렸고 인심좋은 여인네의 읏음한번 보고자 방문한 이들도 많았다. 어느날 허름한 옷에 칼 한자루를 손에 쥔 사네가 이곳을 방문한다. 며칠째 목욕도 안한듯한 몰골의 그 사내는 한마디 말도 없이 그저 사람들을 지켜보기만하고 홍류는 그의 태도에 호기심을 느낀다. 그러던 어느날, 사람들이 장난으로 그의 옷에 동물의 피를 뭍힌다. 피를 본 그는 갑자기 경악 하더니 마구잡이로 사람들을 죽인다. 놀란 사람들은 그를 피하고 정신을 잃은 듯이 칼을 내리 치던 그를 홍류가 잡아세운다. 겨울이 다가오고 사람들의 발길도 뜸해진다. 여관에서 멀지 않은 곳에 마니석을 조각하며 사는 한 노인네는 '원수를 찾는 손님'이 불행의 시작이라고 암시한다. 겨울이 되자 사방은 꽁공 얼어붙지만 여관에 남은 홍류와 그의 아들, 그리고 '원수를 찾는 손님'은 함께 즐겁게 겨울을 보낸다. 홍류는 그의 피에 대한 두려움을 고치기 위해 직접 양을 잡아 그의 몸에 피를 뭍혀 피에 대한 그의 발작을 고쳐주려 한다. 이를 계기로 이들은 서로 가까워지고 복수를 그리며 살아왔던 그는 항상 몸에 지니던 칼을 홍류에게 치워버리라고 한 후에 일을 하러 태양이 떠오르는 언덕을 향해 간다. 그 뒤를 홍류의 아들이 따라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