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흔은 4년여 만에 서인의 집을 찾는다. 하지만 옛 기억의 집에서 기다리고 있는 것은 망자가 된 서인과 그 서인의 넋을 기리고 있는 준일뿐이다. 자흔은 준일과의 대화와 서인의 할아버지가 건넨 테이프로 인해 서인의 방으로 발을 내딛게 된다. 그 안에서 자흔은 이제는 존재하지 않는 서인과 함께 기억과의 화해를 나누게 되고, 용서하지 못할 거라 생각했던 스스로를 치유해나가며 서인을 바람 속에 보내주기 위해 준일과의 동행을 선택한다. 서인을 흘려보낼 그 곳에는 바람과 갈대소리, 그리고 자흔의 휘파람소리만이 머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