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문의 자살을 선택한 언니 윤주 대신에 영화의 주인공이 된 윤희는 타박상으로 눈을 다친다. 영화의 내레이터인 영화감독인 김감독은, 영화 만들기를 통해 영화 속 인물들과 자신을 동일시했던 과거의 윤주를 기억해간다. 윤희는 애인 한기를 멀리하면서 언니 윤주에 대한 기억을 불안하게 넘나든다. 깊고 음산한 동굴로 이끄는 음악에 빠져들었던 윤주처럼, 윤희는 점점 윤주를 닮아간다. 그녀는 언니가 즐겨 찾던 호숫가를 거닐고, 언니처럼 도마질을 하면서 영화의 주인공이 되려고 애쓴다. 그러나 언니의 환영과 환청 속에서 점점 심한 불안한 강박관념에 빠져든다. 윤희는 숲을 달리면서 폭포에 다다른다. 윤희는 폭포의 핏물로 온몸을 씻고 자신의 죄악을 씻어낸다. 그러나 영혼으로 나타난 윤주는 하얀 천을 끌고 빗줄기가 퍼붓는 숲속으로 사라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