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루의 수도 리마 근교에 살고 있는 파우스타는 자신이 ‘슬픈 모유’병에 걸렸다고 믿고 있다. 내전의 참혹한 시기에 테러범들에게 능욕을 당한 임산부들이 아이를 낳으면 그 모유를 통해 어머니의 공포가 아이에게 전염되어 그 아이들은 영혼이 없이 태어난다는 게 바로 ‘슬픈 모유’병이다. 혼자서는 길을 걷지도 못할 정도로 겁이 많으며 툭하면 코피를 흘리고 기절해 버리는 파우스타는, 감자로 자기 몸을 지키겠다는 별난 고집을 꺾지 않는다. 엄마가 돌아가시자 고향에 묻어드리기로 결심하고 장례비를 마련하기 위해 리마 시내의 대 저택에 살고 있는 피아니스트의 집에 하녀로 취직한 파우스타. 괴팍한 성격의 피아니스트는 우연히 파우스타의 아름다운 노래소리를 듣게 되고, 노래 한 번 부를 때마다 진주를 한 알씩 주겠다고 약속한다. 그러나 이야기는 약속대로 흘러가지 않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