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당 고해실. 신자가 고해성사를 하는 사이 스마트폰을 검색하고, 문자를 보내는 한 신부가 있다. 그는 반복해서 죄를 짓고 의례적으로 고해하는 이들을 나무라고 협박하기도 한다. 어느날 한 여자가 고해소로 들어온다. 때마침 와인 병의 코르크 마개를 따고 있던 신부, 그녀의 고해성사도 역시 별 관심이 없다. 오직 와인 병을 따는 데만 집중하는 신부. 싸구려 와인의 코르크가 자꾸 부스러져 오프너로 빼낼 수가 없게 되자 신부는 고해하는 여자를 놔둔 채 몰래 밖으로 나간다. 여자는 신부의 부재를 눈치 채지 못하고 심각하게 자신의 지난 삶을 털어놓고 있다. 잠시 후, 신부는 거름종이를 들고 와 부서진 코르크 마개를 와인 병에 밀어 넣고 통째로 와인을 거르는 꼼수를 생각해 내고 흐뭇해하는데 그 사이 늘어놓는 여자의 삶은 그야말로 기구하다. 자신과 아픈 딸에게 가해진 남편의 구타, 딸을 보호하기 위해 밀친 남편이 목숨을 잃고, 급기야 딸까지 저 세상으로 떠났다는 이 여자는 자신의 죄를 털어놓고 어디론가 떠나려 한다는데... 순간 놀란 신부는 그 자리에서 와인을 벌컥벌컥 마시더니 급히 여자가 있는 고해소로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