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0년대 후반, 스톡홀름. 정치적 중립, 핵무기 파워, 여성 해방 및 성 혁명을 모두 이뤄낸 스웨덴 사회의 유토피아적 이미지 이면에는 다른 종류의 욕망들이 이글거리며 갈증을 호소하고 있다. 지척에 위치한 정부 청사 건물과 청소년 보호소 사이에는 섹스 클럽, 스트립 쇼, 디스코텍, 불법 매춘용 아파트로 가득한 음란한 거리가 존재하는데… 현재 스웨덴 최고의 감독의 한 사람인 미카엘 마르키마인의 <콜 걸>은 1970년대에 스웨덴을 뒤흔들며 ‘스웨덴판 워터게이트’라 불렸던 정치 스캔들을 소재로, 사회 최하층 출신의 소녀 이리스가 권력으로 무엇이든 가질 수 있는 무자비한 상류층 사회의 남자들의 욕망을 해소하기 위한 대상으로 고용되면서 겪게 되는 유토피아 이미지 이면의 부패한 권력의 모습을 그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