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의 환락가에서 탈출을 하는 ‘나영’은 집요하게 뒤쫓는 사내들을 따 돌리고 서울행 열차에 몸을 싣는다. 땡전 한 푼 없이 도망친 ‘나영’은 마침 서울로 친구를 찾으러 간다는 ‘신혜’와 우연한 동행을 하게 된다. ‘신혜’는 핸드백에 과도를 숨기고 상경하는 미스터리를 지닌 일본 상사 오피스 걸이다. 한편, 나영은 우연히 노래방 카페에 들리게 된다. 그곳에서 음식을 나르던 ‘승우’가 나영의 짙은 향수 냄새에 재채기를 하다가 그만 ‘나영’의 원피스에 스파게티를 쏟게 된다. (향수 알레르기라고는 하지만 사실은 승우에겐 최루탄 냄새에 대한 트라우마가 있다) ‘나영’과 ‘승우’는 운명적으로 그렇게 만나게 되고, ‘승우’는 한 살 많은 ‘나영’을 누나라 부르며 가까워져 간다. 그러나 ‘승우’는 입영통지서를 받고도 군대 가기가 두려워 가출 후 카페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며 은둔하고 있는 사실을 숨기고 있다. 이렇게 세 남녀는 현실에서 빗나간 20대 청춘 군상들이다. ‘나영’과 ‘신혜’에 의하여 강제로 시골 이발소에 끌려가 삭발을 당한 ‘승우’는 결국 군에 입대를 하기로 하였고 ‘나영’은 그런 ‘승우’에게 콜걸로서가 아닌 연인으로 입영전야의 진정한 하룻밤의 사랑을 나눈다. 그렇게 ‘승우’는 현실에 순응하며 입대를 하게 된다.
대형 크리스마스트리가 세워진 명동거리에 군복을 입은 ‘승우’와 ‘나영’이 팔짱을 끼고 연인이 되어 데이트를 하는데 마침 반대편에서는 ‘신혜’가 구세군 자선냄비에 돈을 넣는 모습이 보인다. 그러나 그들은 서로 모르고 서울하늘 아래를 지나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