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욕의 제국 모두가 부러워했던 꿈의 직장 그 곳에서 나는 백혈병을 얻었다… 근로복지공단 앞은 오늘도 변함없이 소란스럽다. 영정사진을 든 채 “노동자의 죽음은 중요하지 않습니까?”라며 목청을 높이는 사람들과 그들을 문 앞에서 막아서는 직원들 사이에 실갱이가 벌어진다. 갑작스레 발병한 백혈병으로 미래에 대한 꿈을 접어야 했던 황유미, 뇌종양 수술의 후유증으로 눈물을 흘리지도, 말을 하지도, 걷지도 못하게 된 한혜경, 1년 남은 시간 동안 볼 수 있는 것은 모두 가슴에 담겠다며 아픈 몸을 일으키는 이윤경, 동료의 죽음을 슬퍼할 틈도 없이 유방암을 선고 받은 박민숙, 고졸 학력으로 대기업에 입사한다는 것에 마음이 부풀었던 딸을 떠나 보내야 했던 황상기, 두 아이를 위해 남편의 죽음을 반드시 규명하겠다는 정애정… 그들은 아직 코 앞에 드리운 죽음을 받아들일 수가 없다. 남들이 모두 부러워하던 직장이었다. 먼지 하나 없는 방, 모두 다 똑 같은 옷을 입고 있는 그 곳은 ‘미지의 세계’ 같았다. 역겨운 냄새가 코를 찌르고 화장실 갈 틈도 없이 기계를 돌려야 했지만 ‘성과급 1000%’ 앞에서 불평할 것은 아무 것도 없었다. 그렇게 열심히 일한 것이 죄였을까. ‘죽음’이라는 허망한 보상 앞에서 망연자실했던 그들은 억울한 죽음을 규명하기 위해 초일류기업의 숨겨진 진실을 파헤치기 시작한다.
**무노조 서비스 ‘삼성전자서비스 A/S기사는 삼성전자서비스 직원이 아닙니다.’ 삼성전자서비스 하청업체 A/S기사 최종범이 사측의 노조탄압과 생계곤란을 겪던 중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는 짧은 유서를 남기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이 문제에 책임이 있는 삼성은 “삼성과는 무관한 협력업체 직원”이라며 책임지려 하지 않았다. 유족과 동료들은 분노했고, 그들은 최종범의 장례도 치르지 못한 채 거리에서 농성을 시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