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대 간호학과를 졸업한 남자 간호사 출신 동수. 하지만 변변한 직장을 찾지 못한 채 입만 열면 '인생한방' 이라며 하루하루 무의미하게 살아가고 있다. 그러던 어느 날, 동수는 자주 다니던 PC방 주인의 소개로 교통 사고로 졸지에 가족을 모두 잃고 사고의 후유증으로 시력마저 잃어 버린 초로(初老)의 신사인 명우의 입주 돌보미로 취직을 하게 된다.
그러나 앞을 볼 수 없는 시각 장애인 치고는 자연스러운 행동을 하는 명우에게 의심을 품은 동수는 명우의 시각장애가 확실한지 확인하기 위해 설거지를 하는 척 하며 고의로 유리잔을 떨어트려 깨트리고 명우에게 급히 도움을 요청한다. 앞을 못 보는 명우는 동수의 도움 요청에 바닥에 깨져있는 유리 조각을 맨발로 걷다가 부상을 당하고 만다.
이 사고 이후 명우가 확실히 앞을 볼 수 없음을 확인한 동수는 상습적인 사장의 능욕에 신물이 나 회사를 그만 둔 애인 호란을 불러들인다. 동수와 호란은 옷깃 스치는 소리도 감지하는 청각이 예민한 명우에게 들키지 않기 위해 호란은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알몸 상태로 명우의 집에 몰래 지내기 시작한다.
이후 앞을 볼 수 없는 명우의 장애를 이용하여 동수와 호란은 대낮부터 명우가 지척에 있는데도 불구하고 실내 청소를 빌미로 진공 청소기를 요란하게 틀어놓고 대담하게 정사를 벌이는 등 난잡한 생활을 장난치듯 즐기기 시작한다. 내 집처럼 알몸으로 활보하는 호란과 이 모든 것을 놀이하듯 즐기는 동수. 하지만 장난처럼 시작된 두 사람의 놀이에 어느덧 호란은 서서히 명우에게 동정심과 함께 호감을 갖기 시작하고 동수는 질투심이 싹트기 시작한다.
그러던 어느 날. 동수와 호란은 거액의 재산을 가진 명우의 이상한 내용이 담긴 유언장의 존재를 알게 되는데..
욕망과 배신, 그리고 뜻밖의 반전이 외딴 섬처럼 존재하는 거대한 저택을 배경으로 서서히 꿈틀거리기 시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