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날 이후, 나는 혼자 자랐다. 파업에 참여했다가 회사로부터 보복 소송을 당해 빚만 지고 집 나간 해고노동자 아버지. 한때 집안의 미래였지만 반신불수가 된 형. 그의 간병이 삶의 목적이 된 엄마. 그리고 가난한 가정에 방치된 채 자란 고등학생 ‘성철'. 그들의 집은 점점 작아지고 빚만 늘었다.
네가 뭘 할 건데? 뭘 할 수 있는데? 죽어가는 형, 무너져버린 엄마. 갑작스런 형의 상태 악화로 당장 수술비가 필요하다. 그리고 자신이 곧 성인이 되면 이 영구임대아파트에서 모두 나가야 한다.
‘성철’은 영구임대아파트에서 쫓겨나도 살아남기 위해 자신보다 어린 ‘기준’과 한 팀이 되어 미성년자 신분을 돈벌이에 이용하며 크게 한탕을 노린다. 사회적 빈곤, 그들의 삶을 헤아려 주지 않는 현실. ‘성철’이 할 수 있는 일은 유일한 ‘그 것’ 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