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도의 사상가 폴 비릴리오(Paul Virillio)는 산업이나 전쟁뿐만 아니라 모든 면에서 속도가 빠른 것이 유리하기 때문에 현대는 속도의 시대라고 하였다. 그리고 기차를 예로 들어 속도가 빨라질수록 창 밖의 풍경 이미지는 불확실해지고 지각적 결손현상이 생기는데 이를 피크노렙시(기억부재증)라고 하였다. 과정을 경시하는 현대사회에 경각심을 불러일으키고자 한 것이다. 이에 빠른 속도의 대명사라고 할 수 있는 KTX를 통해 도정(道程)의 이미지들을 재현하고 그 의미를 고찰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