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배우 지망생이지만 청각장애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규미는 스크린골프장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다가 길을 잃고 잘못 들어온 발달장애인 정언을 만난다. 어린아이 같은 정언의 행동에 규미는 당황하지만, 조금씩 정언에게 마음을 연다. 정언이 남다른 행동으로 인해 손님들에게 오해받고 심지어 폭행까지 당하자, 규미는 과거 자신이 당했던 고통의 기억을 떠올린다. <스크린>은 같은 장애인 사이에도 위계가 존재하는 상황을 그리고 있는 영화다. 각자 자신의 고통만을 안고 살아가는 장애인 사이에서도 작동하는 편견은 존재하며, 규미가 정언을 이해하는 순간은 그와 마찬가지로 고통받았던 공통의 기억을 환기시키면서 찾아온다. 편견이 또 다른 편견을 만날 때, 아이러니하게도 이해하게 되는 상황을 영화는 무겁지 않게 그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