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이 버거울 때, 앞이 보이지 않을 때, 세상의 끝에 선 기분일 때, 나는 생각한다. 내가 죽어 누워있을 때를.
박매화 감독의 단편 모음집 <내가 죽어 누워 있을 때>: 여자는 자신의 장례식장 관에 누워 장례식장에 온 사람들의 대화를 듣는다. <무한성>: 비상계단을 통해 9층으로 올라가는 미선에게 이상한 일들이 벌어진다. 밖은 겨울인데 이상하게 계단 안은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더워지고, 아무리 올라가도 8층만 무한반복될 뿐 9층 출입문은 찾을 수가 없다. <너한테는 쉽고 나한테는 참 어려운 것>: 곧 서른을 앞둔 스물아홉의 ‘무궁화’는 연애가 취미인 친구 ‘이년’이 부럽기만 하다. 반대로 ‘이년’은 매일매일 출근할 직장이 있는 ‘무궁화’가 부럽다. 두 사람은 서로가 서로를 부러워하고 참 다른 듯 보이지만, 결국 그녀들은 누군가에게 잊히지 않는 하나의 의미가 되고 싶었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