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신혼생활 중에 교통 사고로 아내를 잃고 실의에 빠져 지내는 현수. 매일 같이 술에 의존하며 이미 떠나버린 아내의 환상을 볼 만큼 비정상적인 생활이 이어지고 있다. 그러던 어느 날 아침, 웅성거리는 소리에 맞은편 집을 보니 젊은 부부가 이사를 오고 있었다. 새 이웃이 될 그들을 바라보고 있는데, 마치 그런 현수의 시선을 느낀듯이 돌아보는 여자. 당황한 현수는 목례만 짧게 하고 숨어버리는데, 뭔가 예사롭지 않은 느낌이 든다. 며칠 뒤 현수의 집에 초인종이 울리고, 역시나 찾아온 그 여자. 시루떡을 주며 인사를 건네며 현수의 집을 힐끔힐끔 훔쳐보는 그녀. 그저 간단한 인사였지만 현수의 눈에 그녀의 모습이 진하게 새겨진다. 그날 밤 맥주를 마시며 밖을 바라보는데, 남편과 다투는 그녀의 모습이 눈에 들어온다. 낮에 환하게 웃던 모습과 대비되는 어두운 면이 현수의 마음 어딘가를 울리고, 그때부터 자석처럼 이끌리게 되는 두 사람. 하지만 두 사람의 만남은 애초에 운명도 사랑도 아닌 그 어떤 것으로 인한 결말뿐이었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