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 면접 결과를 기다리는 설희(여설희)와 화정(우화정)은 즉흥적으로 동해 여행을 간다. 일출을 보며 소원을 빌자는 목적이었는데, 뜻대로 되는 일이 없다. 둘은 여행 중 다투게 되고 각자 갈 길을 가다 우연한 만남을 갖게 된다. 이광국 감독의 전작을 보아 온 관객이라면 〈동에 번쩍 서에 번쩍〉은 얼마간 의외의 영화가 될 것이다. 이 영화엔 독특한 이야기 구조도 일상을 파고드는 기이한 우연도 등장하지 않는다. 다만 여행 중에 소소한 우연들이 끼어들어 두 친구의 깊은 속내를 시원하게 풀어헤치며 서사를 조용히 흔든다. 특유의 유머와 재치가 군더더기 하나 없이 전개되는 이야기에 활력을 불어넣는다. 두 친구의 이야기를 깔끔하게 교차시키며 이야기들 사이에 강력한 응집력을 만들어 내는 매력적인 영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