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경은 인공조명으로 가득하고, 오리엔탈리즘과 아시아 퓨처리즘 사이 어디쯤에 존재하는 가상의 서울을 배경으로 질주하는 여성 배달 라이더 에른스트 모는 배달 플랫폼 딜리버리 댄서 소속 라이더이다. 순간 순간마다, 에른스트 모는 자신의 세계와 완벽하게 동일한 다른 가능세계가 누수하는 지점(들)에 다다르게 된다. 그곳에서 자기 자신과 완벽하게 닮은, 마치 도플갱어나 유령과 같은 존재인 엔 스톰을 만나고, 동일한 시공간에서는 공존 불가능한 사태와 관계의 다면들을 마주하며 혼란을 겪는다. 에른스트 모는 이 사태를 벗어나려 상담을 받고 엔 스톰을 애써 피하려 노력하지만, 거부할 수 없는 운명처럼 엔 스톰과 조우를 반복한다. 이후 라이더에겐 치명적인 페널티 누적을 받게 되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