겉으론 완벽해보이지만 사실은 틀에 박힌 삶을 사는 내과 의사, 치성 그런데 어느날 그런 그에게 찾아온 소년 영재 스스로를 고아라고 칭하는 영재는 자기가 17년 전 치성이 팔았던 정자로 태어났다고 주장한다. 그러면서 자신의 선천적 결함, 일명 ‘하자’를 운운하며 치성에게 ‘손해배상’을 요구한다. 치성으로선 어처구니 없지만, 영재는 정자 거래의 불법성을 빌미로 치성에게 1억을 내놓으라고 협박하는 것이다. 이에 영재에게 끌려다니던 치성은 반격을 시도한다. 네 ‘하자’가 정말 내 책임인지 아닌지, 체크해보자는 것이다. 이로써 두 사람은 영재의 하자가 치성에게도 있는지, 다시 말해 그것이 정말로 치성으로부터 연유한 것인지 확인해보는 ‘하자 체크’를 시작한다. 그러던 중 치성은 우연한 계기로 영재가 육상를 해왔는데 선천적인 심장병 때문에 그만뒀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물론 치성에게는 그런 심장병이 없다. 하지만 마음이 쓰이는 것은, 그 심장병의 발발 원인에 유전적 요소가 기여할 수 있다는 점. 더불어 치성은 자신도 어렸을 때 운동복싱을 해왔다는 걸 상기하며 점점 영재와 자신 사이의 동질감을 찾게 된다. 그러나 둘의 관계가 다른 국면으로 접어들 무렵, 또 다른 인물이 둘 사이에 끼어든다. 바로 영재를 길러준 아버지, 동석이다. 알고 보니 영재는 고아가 아니고 잠시 동석을 떠나 가출해 있었던 것이다. 한데 동석의 내적 결핍으로 인해 세 사람의 인연은 끝나지 않는다. 동석은 스스로의 열등감과 자격지심으로 인해 영재를 구속하려 하며 또 집착하는 아버지였던 것이다. 그렇게 세 사람의 관계는 점점 잘못된 방식으로 꼬여가며 충돌과 대립으로 이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