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우리는 지구온난화, 극심한 기후 변화, 생물종 감소, 멸종의 위협과 같은 대재앙의 시대에 살고 있다. 이러한 위기는 인간 중심주의와 인간과 비인간의 관계에 대한 근본적인 성찰의 필요성을 제기한다. 이러한 맥락에서 제작된 영화는 우리가 없는 세계를 상상하고, 우리가 사는 세계가 인간의 세계 이상이라는 점을 강조하려 한다. 달팽이와 개미는 각각 ‘우리 없는 세계’와 ‘인간 이상의 세계’를 상상하고 노래한다.
이 영화는 자연을 재현하는 테라리움이 아닌, 폐공장과 아파트를 배경으로 관객에게 낯설게 다가간다. 이러한 생경함을 통해 관객은 비인간 존재자들의 존재를 강하게 느낄 수 있다. 그들은 세계의 주인공이자 퍼포머이다. [제21회 서울국제실험영화페스티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