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한 전처 하라를 잊지 못하고 있는 재민은, 각자의 콤플렉스가 있는 배우들을 건사하는 가련한 매니저. 그에게 새로운 오디션 섭외를 강권하는 배우들은 쉴 틈을 주지 않는다. 마침 재민의 생일을 맞아 모인 가족들은 괜한 훈수들을 두기 시작하고, 무엇보다 재민을 힘들게 하는 건 틈틈이 전화를 걸어 재민의 마음을 흔드는 그의 전처 하라. 이제 다시 돌아갈 수 없는, 그녀와 함께 반짝이던 시절의 기억으로 마음 아픈 재민에게 그나마 휴식이 되는 곳은 카페 가화. 그러나 그곳의 구성원들 역시 만만치 않은 헛소리들을 장전하고 있다. 그렇게 부대끼는 하루하루, 하지만 그런 괜한 소리, 흰 소리, 하나마나한 소리가 모이고 모여 우주를 이루는 것이 아닐까?
150억년 전에 탄생해 여전히 나이를 먹고 있는 이 우주. 그 속에서 어쩌면 서로에게 고마운 '연옥'일 우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