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수는 아버지의 갑작스러운 자살에 참을 수 없는 심적 고통과 감정의 격랑을 겪다가 충동적으로 부의금을 들고 장례식장을 뛰쳐나간다. 그녀는 병원에 온 청산의 차를 발견하고 무작정 탄 뒤 청산에게 돈을 한 움큼 건네며 무조건 멀리 가달라고 말한다. 느닷없는 제안에 망설이던 청산은 호기심을 느끼면서 유수를 태운 채 서울을 떠난다. 짧은 일탈로 끝날 줄 알았던 두 사람의 여정은 청산이 8년 전 떠나온 고향, 공주로 이어진다. 청산의 고향엔 개발된 모습과 예스러운 자연이 공존한다. 면면히 흐르는 금강 가에서 그들은 청산의 고향선배, 서울에서 온 무례한 중년 무리, 다문화 부부, 경찰, 주지스님 등과 만나며 다양한 삶을 목도한다. 그 안에서 청산과 유수의 마음은 차츰 안정되고 정화된다. 그러나 ‘스스로 그러한’ 자연 앞에서 청산과 유수의 분노와 상처는 순간순간 민낯을 드러내고, 결국엔 더 감출 수 없게 되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