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지는 신부님의 사제복을 훔쳤다. 사실 민지는 자신도 모르게 사제복을 가지고 성당 밖으로 나와 버린 것이다. 일은 이미 벌어졌다. 민지에겐 사제복으로 뭔가 하고 싶은 일이 있었다. 돌아가신 아버지의 음성을 듣는 것. 아마도, 신부님은 고해성사와 미사를 할 수 있으니까 신과 얘기를 나눌 수 있을 것이다. 민지는 사제복을 입고 간절하게 기도한다면 그럴 수 있을 거라 믿는다. 하지만 한 번의 시도로 가능할 리 없다. 그래서 민지는 사제복을 성당에 돌려놓지 않고 숨겨 놓는다. 하지만 민지는 사제복을 몰래 가지고 있다는 사실에 죄책감을 느끼기 시작한다.